[중앙일보 문병주] 인터넷 정보 검색이 날로 편해지고 있다. 그동안 단어를 입력해 풍부한 정보가 뜨면 좋은 검색기능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엔 최소한의 검색어로도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찾아주는 ‘족집게’ 검색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검색어를 입력해 놓으면 재검색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까지 보여준다.


#검색 의도까지 알아서 파악

요즘 검색시장에서는 ‘시맨틱(semantic)’이라는 기술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먼저 도입했고, 국내에서는 SK컴즈의 포털인 ‘네이트’가 지난해 하반기 ‘시맨틱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기술은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의 의미를 자동으로 파악해 최적의 검색 결과를 내놓는다. MS는 이 기술을 활용해 검색엔진 ‘빙(www.bing.com)’을 서비스하고 있다. 검색된 결과물을 단순하게 나열하는 방식이 아닌 키워드에 따라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결과를 제공하면서 ‘의사결정 엔진’으로도 불린다. 검색 결과 페이지의 왼쪽에 연관 검색어들을 보여주는데, 키워드의 의미를 분석하는 시맨틱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가령 특정 지역을 검색어로 조회하면 그곳에 대한 개요를 비롯해 지도·날씨·취업·호텔 등 다양한 정보들을 테마별로 분류해 보여준다. 구글도 시맨틱 원리를 활용한 ‘구글 스퀘어드(www.google.com/squared) 서비스’를 내놨다. 검색 결과를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도표 형식으로 조직화해 검색 결과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인물을 검색했을 때도 이미지·생일·출생장소 등 키워드에 대한 정보를 주제별로 정리해 도표처럼 보여준다. 네이트는 음악·이미지·동영상·취업·증권·책·공연·만화 분야 등에 시맨틱 검색을 도입했다. 이 회사 김동환 검색기획실장은 “기존의 통합 검색에서는 검색어를 계속적으로 바꿔가며 찾고자 하는 결과를 도출했지만 시맨틱 검색에서는 주제별로 분류돼 나오는 검색 결과를 골라 보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대상포진의 발병 원인’이 궁금할 때 기존 검색은 ‘대상포진’과 ‘원인’이라는 두 키워드가 들어간 콘텐트만을 찾아준다. 시맨틱 검색의 경우 ‘대상포진’을 한번만 검색해도 원인뿐 아니라, 예방법·발병 부위·치료법·증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 정보 자동 업데이트

검색의 또 다른 진화는 정보에 대한 빠른 업데이트다. 구글이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 실시간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다음·네이버 등 국내 검색 포털도 잇따라 이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실시간 검색은 콘텐트의 순위와 관계없이 가장 최근에 생성된 정보를 그때그때 바로 보여준다. ‘새로 고침’을 클릭하지 않아도 검색어 관련 콘텐트가 만들어지는 대로 웹페이지에 즉시 보여주기 때문에 빠르고 편리하게 검색어에 대한 새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다음의 최병엽 검색 본부장은 “실시간 검색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게시물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며 “최근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이 늘고 SNS에서 많은 정보가 생겨나고 있어 이를 바로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이 서비스의 발전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실시간 서비스 분야를 카페·블로그·뉴스·게시판·트위터 등 카테고리로 나눴고, 30초 정도 시간을 두고 업데이트된다. 네이버도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리얼타임(real time) 검색’이라는 실시간 검색기능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시퀀스(sequence) 검색’도 개발했다. 정확한 검색어를 몰라도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검색 질문을 유도, 보다 정확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자동차와 영화 분야에서 우선 서비스되고 있다. 가령 찾고자 하는 특정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싶은데 정확한 모델명을 모를 경우 검색창에 ‘자동차’만 입력하면 화면 왼쪽 편에 가격대·차종·연비·연료·출시연도·제조사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나온다. 이 메뉴를 이용하면 최종적으로 원하는 모델명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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