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Information Technology)에서 중요한 것은 Information일까? Technology일까?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IT는 Technology로 자리 잡고 있다. Web 1.0에서 Web 2.0으로의 변화에 있어 그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해 기술적, 철학적인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한 가지 사실은 Technology를 적용할 수 있는  Information의 양적인 증가다. 쉽게 말해 지난 십여 년간 Web의 가장 큰 변화는 정보의 양이 말할 수 없게 늘어났다는 것이고 Web 2.0은 이런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는 요즘 Web을 말하는 것이라고 해도 될 듯싶다. 이렇게 양이 늘어난 것은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하드웨어 가격이 저렴해지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에는 제공할 수 없었던 서비스가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어느 순간인가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컴퓨터 PMP, MP3플레이어, 휴대전화와 같은 디지털 디바이스 전체 숫자가 인구수를 초월하기 시작했다. 이 장치들에서 생성되거나 필요한 자료들은 웹이라는 공간에서 저장되기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저장된 정보를 가족과 친구들과 나누길 원했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준 서비스들이 바로 Youtube나 google, Blogger.com, Flickr와 같은 소위 Web 2.0 서비스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모든 디지털 장비에 GPS까지 합쳐진 스마트폰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더 많은 정보가 Web에 쏟아져 나올 것이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2.0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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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을 건강에 적용한 것을 Health 2.0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Health 2.0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먼저 소비자측면에서 의학 정보를 보자. 의사라는 직업이 생긴 이후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있어 변하지 않는 것은 정보량이다. 의학이라는 학문적 복잡성과 방대함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정보의 비대칭은 당연하게 여겨졌고, 이런 당연한 사실 속에 의사와 환자의 역할이 정해졌다. 의사는 자신이 배운 지식과 전문 자료를 활용해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직업적 역할이었고, 환자는 수동적으로 몸을 맡길 수밖에 없다. 다양한 대중적 의학 도서와 건강 잡지들이 생겨나면서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의사에 비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만 노력하면 의학 전문 정보를 Web을 통해 얻을 수 있고 최신 논문을 읽을 수 있다. 또한 나와 같은 질병을 앓는 지구 반대편 환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Patientslikeme.com과 같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희귀병 환우회 사이트에 가입해 다른 환자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도 있다. 의사와 같은 양의 정보를 가진다는 것은 의사가 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말이기 그렇게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과거에 비해 정보의 비대칭이 줄어들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정보의 비대칭 해소는 의료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여 합리적인 의료소비를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과정 속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말이다.

반대로 의료제공자 입장에서 보자. 기술의 발달로 종이차트의 정보가 EMR을 통해 디지털 정보로 변환되면서 임상연구에 필요한 기초 조사가 쉬워지고, 그 결과 더 많은 의학 연구가 실제로 이뤄지고 논문으로 제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자료는 해당 병원에만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의료정보가 EHR, PHR을 통해 웹에 저장된다면 환자들도 그 자료를 통해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의료제공자 입장에서 봤을 때엔 학문적으로 연구 가능한 환자 정보가 늘어나는 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atientlikeme.com에서 전향적으로 환자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보다 더 쉽게, 더 많은 정보를 의학 연구를 통해 공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 유명 대학병원의 데이터를 활용해 지방에 있는 의대 교수가 논문을 쓰는 일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지금보다 더 손쉽게 많은 학술 연구가 진행될 것이고 의학의 발전도 빨라질 것이다.

의료 소비자와 의료 제공자의 서비스의 변화도 예상된다. 한 달에 한번 또는 두 달에 한번 진료실에서 관계를 맺는 것을 벗어나 일상에서 지속적인 관리와 소통이 이뤄지게 될 것이다. 

Health 2.0은 분명 수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앞으로 해결해야할 여러 문제가 있다. 환자 정보의 보호, 환자의 동의, 해당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동참 여부, 의료법 개정 등이 대표적인 문제다. 그러나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머지않은 미래에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Health 2.0 서비스를 보게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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