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혁신의 대가(大家)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는 평소 이와 관련된 많은 말을 해왔다.
그의 어록을 분석해보면, 혁신은 기술과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변화’와 ‘다름’을 추구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또 스티브 잡스의 혁신 이론은 4단계 과정을 그 핵심으로 삼은 듯하다. 그가 직접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지만 어록을 분석해보면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
1. 모방하고 훔쳐라
첫 번째 과정은 주변의 것을 배우고 학습하는 '모방' 혹은 '훔침'의 단계다.
그는 1996년 미국 방송 P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사실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뛰어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피카소의 유명한 격언을 인용한 것이다.
그는 결국 혁신과 창의성은 어디 특별한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주위를 열심히 탐구하고 획득하는 데서 나온다고 본다.
그는 2000년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창의성은 단순히 여러 가지 요소들을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며 “인간의 경험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수록 더욱 훌륭한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자인이란 제품의 외관에서부터 포장 그리고 서비스라는 여러 단계를 통해 표현되는, 인간이 만들어낸 창조물의 근본적인 영혼”이라고 말했다.
2. 가진 것을 모두 합쳐라
두 번째로 강조되는 게 '통섭(統攝)' 과정이다.
통섭은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의 책 'Consilience'를 국내 최재천 교수가 '통섭(統攝)'으로 번역한 뒤 노무현 정부 때 유행한 말인데 그 ‘통섭’의 실천자가 바로 잡스였던 것이다.
잡스는 지난 2일 아이패드2를 발표하면서 맺음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애플의 DNA는 '기술만으로는 (좋은 제품을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플의 기술은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주는) 인문학과 결합했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복무해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고, 이게 제대로 되려면 인문학적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잡스는 이 점에서 폴라로이드를 만든 발명가이자 물리학자, 에드윈 H. 랜드(Edwin H.Land) 박사를 사숙(私淑)했다고 할 수 있다.
잡스는 1999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폴라로이드가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에 서길 바란다.’는 랜드 박사의 말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을 그토록 강조한 것이다.
3. 다르게 생각해라
이미 존재하는 모든 요소들을 ‘모방’하고 ‘훔침’으로써 세상에 대한 폭넓은 통섭을 바탕으로 변화의 길목에 미리 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세 번째다.
잡스는 2007년 맥월드 행사 때 이런 자신의 노력을 캐나다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영웅인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의 말을 인용해 대신했다. 그레츠키는 “나는 퍽(puck)이 있었던 곳이 아니라 퍽이 갈 곳으로 스케이트를 타고 간다.”라는 말로 잡스에게 영감을 줬다.
애플이 1984년 매킨토시를 만들어냄으로써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게 이를 테면 퍽이 갈 방향이었으며, 2001년에 내놓은 아이팟과 아이튠스, 2007년에 내놓은 아이폰, 2010년에 내놓은 아이패드 등과 같은 제품 또한 퍽이 갈 길목에 미리 내놓은 제품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건 이들 제품 모두 이미 존재했던 것들에 대한 ‘모방’과 ‘훔침’을 통해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다시 변주됐다는 점이다.
3. 쉽게 단순화 해라
네 번 째 요소는 ‘단순화’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직감 혹은 직관(intuition)’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통섭이 난해해지면 일반인으로써는 별로 쓸 모가 없어진다.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하되 그것을 가장 단순하게 표현해야 한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기술과 사람의 일은 복잡해지게 돼 있다. 이를 섞어서 통찰하면서도 직감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간에서 그 제품을 만들어내는 자의 사명이라는 게 스티브 잡스의 생각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선(禪)에 심취했다는 스티브 잡스는 1998년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다. 생각을 깔끔하고 단순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상품을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3분 안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른바 ‘엘리베이터 브리핑(Elevator briefing)’은 스티브 잡스에게는 단순한 마케팅 이론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상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가의 철학으로 생각된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혁신의 대가(大家)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는 평소 이와 관련된 많은 말을 해왔다.
그의 어록을 분석해보면, 혁신은 기술과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변화’와 ‘다름’을 추구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또 스티브 잡스의 혁신 이론은 4단계 과정을 그 핵심으로 삼은 듯하다. 그가 직접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지만 어록을 분석해보면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
1. 모방하고 훔쳐라
첫 번째 과정은 주변의 것을 배우고 학습하는 '모방' 혹은 '훔침'의 단계다.
그는 1996년 미국 방송 P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사실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뛰어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피카소의 유명한 격언을 인용한 것이다.
그는 결국 혁신과 창의성은 어디 특별한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주위를 열심히 탐구하고 획득하는 데서 나온다고 본다.
그는 2000년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창의성은 단순히 여러 가지 요소들을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며 “인간의 경험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수록 더욱 훌륭한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자인이란 제품의 외관에서부터 포장 그리고 서비스라는 여러 단계를 통해 표현되는, 인간이 만들어낸 창조물의 근본적인 영혼”이라고 말했다.
2. 가진 것을 모두 합쳐라
두 번째로 강조되는 게 '통섭(統攝)' 과정이다.
통섭은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의 책 'Consilience'를 국내 최재천 교수가 '통섭(統攝)'으로 번역한 뒤 노무현 정부 때 유행한 말인데 그 ‘통섭’의 실천자가 바로 잡스였던 것이다.
잡스는 지난 2일 아이패드2를 발표하면서 맺음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애플의 DNA는 '기술만으로는 (좋은 제품을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플의 기술은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주는) 인문학과 결합했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복무해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고, 이게 제대로 되려면 인문학적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잡스는 이 점에서 폴라로이드를 만든 발명가이자 물리학자, 에드윈 H. 랜드(Edwin H.Land) 박사를 사숙(私淑)했다고 할 수 있다.
잡스는 1999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폴라로이드가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에 서길 바란다.’는 랜드 박사의 말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을 그토록 강조한 것이다.
3. 다르게 생각해라
이미 존재하는 모든 요소들을 ‘모방’하고 ‘훔침’으로써 세상에 대한 폭넓은 통섭을 바탕으로 변화의 길목에 미리 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세 번째다.
잡스는 2007년 맥월드 행사 때 이런 자신의 노력을 캐나다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영웅인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의 말을 인용해 대신했다. 그레츠키는 “나는 퍽(puck)이 있었던 곳이 아니라 퍽이 갈 곳으로 스케이트를 타고 간다.”라는 말로 잡스에게 영감을 줬다.
애플이 1984년 매킨토시를 만들어냄으로써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게 이를 테면 퍽이 갈 방향이었으며, 2001년에 내놓은 아이팟과 아이튠스, 2007년에 내놓은 아이폰, 2010년에 내놓은 아이패드 등과 같은 제품 또한 퍽이 갈 길목에 미리 내놓은 제품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건 이들 제품 모두 이미 존재했던 것들에 대한 ‘모방’과 ‘훔침’을 통해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다시 변주됐다는 점이다.
3. 쉽게 단순화 해라
네 번 째 요소는 ‘단순화’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직감 혹은 직관(intuition)’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통섭이 난해해지면 일반인으로써는 별로 쓸 모가 없어진다.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하되 그것을 가장 단순하게 표현해야 한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기술과 사람의 일은 복잡해지게 돼 있다. 이를 섞어서 통찰하면서도 직감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간에서 그 제품을 만들어내는 자의 사명이라는 게 스티브 잡스의 생각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선(禪)에 심취했다는 스티브 잡스는 1998년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다. 생각을 깔끔하고 단순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상품을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3분 안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른바 ‘엘리베이터 브리핑(Elevator briefing)’은 스티브 잡스에게는 단순한 마케팅 이론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상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가의 철학으로 생각된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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